SK이노베이션이 올해 2분기 3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파생상품 평가손실과 자회사 관련 손상차손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은 734억 원에 머물렀다.

SK이노베이션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29조1572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4조8662억 원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 분기보다 1조3251억 원 늘어난 3조487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세전이익은 56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약 2조9176억 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 분기 8960억 원에서 734억 원으로 줄어 91.8%의 감소율을 보였다.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는데도 최종 순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대규모 영업외손실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상반기 인식한 파생상품 거래손실은 총 1조2169억 원이다.
손실 대부분은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기초자산으로 체결한 주가수익스와프 계약에서 발생했다. 주가수익스와프는 계약 시점과 정산 시점의 기초자산 가치 차이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4년 SK온 주식을 기초로 1조5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으며, 지난해에는 SK온 관련 계약 2조 원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관련 계약 3000억 원을 추가로 체결했다.
이번 평가손실은 기초자산의 공정가치를 다시 산정하는 과정에서 회계상 반영된 금액이다. 당장 같은 규모의 현금이 외부로 빠져나간 것은 아니며, 실제 손익은 계약 만기나 중도 정산 시점에 확정된다.
2분기 영업외손익에는 파생상품 손실 외에도 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SK아이이테크놀로지 손상차손이 포함됐다. 환율 관련 손실은 730억 원, 순이자비용은 2619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지분법이익은 372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주요 자회사의 영업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SK온의 2분기 영업이익은 8218억 원으로, 전 분기 3492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분기 사이 손익이 약 1조1710억 원 개선된 셈이다.
SK온의 실적에는 아시아 지역 판매 확대와 생산비 절감뿐 아니라 고객사 보상금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세액공제가 반영됐다. 고객사 보상금은 일회성 수익으로 분류됐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SK엔무브도 2분기 691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 경쟁업체의 공급 차질로 윤활기유 수익성이 좋아진 가운데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효과가 더해졌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전사 재고 관련 이익은 1조1949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약 34.3%를 차지했다. SK에너지에서 5623억 원, SK인천석유화학에서 4469억 원, SK지오센트릭과 SK엔무브에서 각각 922억 원과 930억 원이 반영됐다.
재무구조는 일부 개선됐다. 2분기 말 기준 부채는 64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5조 원 감소했으며, 부채비율도 20%포인트 낮아진 170%를 기록했다. 다만 보유 현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순차입금은 1조1000억 원 증가한 23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실적은 배터리와 윤활유 사업의 회복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파생상품 평가와 자회사 자산가치 하락이 최종 순이익을 제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앞으로는 SK온의 흑자 지속 여부와 파생상품 기초자산 가치 변동이 실적 흐름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