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직원 급여와 복리후생 지급 일정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 아니라며 반발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7일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와 홈플러스 일반노조, 직원 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향후 자금 운용과 점포 재개장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이 제시한 방안에 따르면 직원 임금은 내년 3월까지 기존 지급 시점보다 두 달 늦게 지급된다. 오는 8월에는 아직 지급되지 않은 6월 급여의 60%를 지급하고, 9월에는 7월 급여 전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명절 상여금 지급 방식도 변경된다. 당초 9월 지급 예정이었던 상여금은 6개월 동안 나눠 지급하고, 내년 설 상여금은 회사의 자금 상황을 살펴본 뒤 노사 협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폐점 점포 직원과 관련된 지원금도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퇴사자에게 최대 12개월치 기본급을 지급하는 고용안정지원금은 지급하지 않고, 다른 점포로 이동하는 직원에게 제공되는 위로금은 6개월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홈플러스는 제한된 긴급운영자금을 상품 공급과 영업 정상화에 우선 투입하기 위해 지급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메리츠금융그룹에서 조달하는 2000억 원 규모의 회생기업 긴급운영자금이 들어오면 핵심 점포 67곳의 영업 재개와 상품 공급 안정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재개장 점포는 기존 대형마트 방식보다 운영 규모를 줄이고 신선식품과 자체브랜드 상품, 판매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을 중심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점포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하고 온라인 판매도 단계적으로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임금 지급 연기안에 동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사측이 협의 중인 제안을 마치 합의된 내용처럼 외부에 발표해 현장 혼란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상여금과 위로금의 분할 지급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부담을 이미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지급 연기까지 합의 사항으로 표현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회사와 대주주가 실질적인 회생 노력을 보이지 않은 채 직원들에게 희생만 요구할 경우 임금 체불과 관련한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노사 갈등의 핵심은 임금 지급 일정에 대한 실제 합의 여부와 긴급운영자금의 사용 순서가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자금 집행 이후 점포 운영을 빠르게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노조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재개장 과정에서도 진통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