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렉시티 15대 모로코 간다…마라케시 대중교통 전동화 지원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생산한 전기버스 ‘일렉시티’ 15대를 모로코 마라케시에 공급한다. 국산 전기버스가 모로코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히 차량만 수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급속충전기와 운행 교육, 유지·관리 기술까지 함께 제공해 현지 대중교통의 전동화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추진된다.
이번 공급은 한국국제협력단 코이카와 마라케시가 진행하는 공적개발원조 사업의 하나다. 차량은 생산과 선적 절차를 거쳐 현지로 이동하며, 2027년 1분기 마라케시에서 전달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공급된 버스는 관광객과 시민의 이동 수요가 많은 주요 관광지구의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된다.

국내 생산 일렉시티 15대, 모로코 첫 운행
현대차는 9월 21일 전북 완주군 전주공장에서 ‘모로코 마라케시 친환경 전기버스 교통체계 구축사업 전기버스 국내 전달식’을 열었다. 행사에서는 전체 물량 가운데 먼저 생산을 마친 일렉시티 2대가 공개됐다. 나머지 13대도 생산과 선적을 마친 뒤 순차적으로 마라케시에 공급된다.
이번 사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에서 생산된 전기버스가 처음으로 모로코 도로를 달린다는 점이다. 마라케시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관광도시인 만큼 관광지구를 오가는 대중교통 수요가 크다. 일렉시티는 기존 내연기관 버스를 일부 대체하면서 도심 대기오염과 교통 부문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전기버스는 운행 과정에서 배기가스를 직접 배출하지 않는다. 정차와 출발이 반복되는 도심 노선에 투입할 경우 승객과 보행자가 밀집한 지역의 배출가스와 소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관광도시의 교통 환경을 개선하면서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 수단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의미가 크다.
급속충전기와 정비 교육까지 함께 지원
이번 공급은 버스 15대를 현지에 보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코이카는 급속충전기를 비롯한 관련 기자재를 함께 제공하고, 차량 운행과 유지·관리 교육 및 기술협력도 진행한다. 전기버스를 안정적으로 운행하려면 충전 시설뿐 아니라 배터리와 전장 시스템을 이해하는 운전자·정비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버스는 충전 시간과 운행 거리, 배차 간격을 함께 고려해 노선을 운영해야 한다. 고장이 발생했을 때 현지에서 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도 중요하다. 차량과 충전 인프라, 교육을 하나의 사업으로 묶은 것은 초기 도입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운행 공백을 줄이고 장기적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공적개발원조를 통해 친환경 교통수단을 지원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단기간에 차량을 보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운영 역량까지 높일 수 있다면 향후 마라케시가 전기버스 노선을 확대할 때 이번 사업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모로코 탄소 감축 정책과 맞물린 전기버스 공급

모로코는 에너지와 산업, 교통 부문의 저탄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최대 45.5%를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도시에서 매일 운행하는 대중교통 차량을 전기버스로 전환하는 것은 이러한 정책을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다.
마라케시에서 일렉시티가 실제 노선에 투입되면 현지의 높은 기온과 도로 여건, 승객 수요에 따른 운행 데이터도 쌓이게 된다. 전기버스는 기후와 노선 특성에 따라 전력 소비량과 충전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운행 경험이 중요하다. 이번 15대 공급은 규모 자체보다 북아프리카 도시에서 국산 전기 상용차의 실증 사례를 확보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북아프리카 친환경 상용차 시장의 첫 사례
현대차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각 지역의 환경과 수요에 맞는 친환경 상용차 공급 기회를 계속 모색할 계획이다. 마라케시 운행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일렉시티의 현지 적응성과 유지·관리 경험을 다른 도시나 인접 국가에 제시할 수 있는 사례가 된다.
다만 이번 사업은 15대 규모의 공적개발원조 사업이므로 곧바로 대규모 상업 수출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평가는 차량의 가동률과 충전 인프라 운영, 현지 정비 체계, 이용자 반응 등을 확인한 뒤 가능하다. 그럼에도 국내 생산 전기버스가 모로코에서 처음 운행되고 차량부터 충전·교육까지 패키지로 공급된다는 점은 북아프리카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넓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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