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B200 128장 도입…AI 신약개발 핵심은 중개연구
SK바이오팜이 엔비디아 AI 가속기 B200 128장을 도입하며 신약 연구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 자원을 확보했다. 질환과 후보물질을 분석하는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실험 결과를 다음 연구에 반영하는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2026년 9월 2일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B200 인프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활용의 중심에는 비임상 연구와 사람 대상 임상 연구를 연결하는 중개연구가 있다. 연구개발용 AI와 사내 업무용 모델을 함께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외부 공동연구와 연구 서비스 사업까지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B200 128장, 클라우드 구독으로 연산 자원 확보
SK바이오팜 B200 도입은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해인’을 통해 이뤄졌다. GPU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이용하는 GPUaaS 방식으로, 연구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구독해 사용하는 구조다.
회사가 발표한 B200 128장의 연산 성능은 FP8 기준 576페타플롭스, 약 0.58엑사플롭스다. FP8은 AI 계산에 쓰이는 숫자를 8비트로 표현하는 데이터 형식으로,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고 연산 속도를 높이는 데 활용된다.
이 성능 수치는 특정 연산 조건에서의 처리 능력을 의미한다. 실제 모델 학습 시간이나 연구 속도는 데이터 규모와 모델 구조, 자원 활용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0.58엑사플롭스라는 수치만으로 신약개발 기간이 얼마나 단축될지 계산할 수는 없다.
회사는 고성능 GPU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연산 자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연구 목적과 데이터 특성에 맞는 AI 모델을 안정적으로 개발·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비임상과 임상을 잇는 TR-AX에 집중
이번 인프라의 핵심 활용 분야는 중개연구의 AI 전환을 뜻하는 TR-AX다. 중개연구는 동물실험 등을 통해 얻은 비임상 결과를 사람의 임상 연구와 연결하는 과정이다. SK바이오팜은 이를 전임상과 초기 임상 단계 후보물질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 역량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바이오·헬스케어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실제 연구 과제에 적용할 계획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폭넓은 데이터를 학습해 여러 분석 과제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AI 모델을 말한다. 이를 질환과 치료 표적, 화합물 연구에 적용해 분석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계획의 의미는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데 있다. 실험 결과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며, 다음 연구의 판단 자료로 활용하는 과정을 반복하려는 것이다. 확보한 연산 자원은 이러한 학습과 추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기반이 된다.

연구용 AI와 업무용 거대언어모델 병행
SK바이오팜은 신약 연구에 특화된 모델과 함께 다양한 사내 업무에서 사용할 전용 거대언어모델도 구축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현장의 분석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업무 생산성과 의사결정 효율을 개선하려는 목적이다.
연구용 모델은 질환·표적·화합물 등 신약개발과 직접 연결되는 과제에 초점을 맞춘다. 업무용 거대언어모델은 여러 부서에서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체 AI 체계를 만드는 데 쓰일 예정이다.
회사는 충분한 학습·추론 자원을 계속 운영해 실험, 분석, 재학습이 이어지는 연구 주기를 가속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연구 의사결정 지원까지 AI 적용 범위를 넓히되, 구체적인 업무별 도입 효과는 실제 운영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연구 데이터 통제와 공동연구 기반 강화
민감한 연구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SK바이오팜은 자체 통제가 가능한 인프라에서 바이오·헬스케어 데이터를 운용해 보안과 데이터 관리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신약 연구의 AI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어떤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하고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관리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회사는 관련 규제와 준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외부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등과의 공동연구에도 해당 인프라를 활용할 예정이다. 내부 연구에서 축적한 AI 역량을 산·학·연 협력으로 확장하고, 여러 연구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AI 연구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방향이다.
AI 연구 서비스 사업화도 검토
SK바이오팜은 확보한 컴퓨팅 자원과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공동연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장기적으로 AI 기반 연구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모델의 가능성을 검토한다.
현재 발표는 사업화 방향을 제시한 단계다. 구체적인 서비스 출시 일정이나 고객 계약, 예상 매출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외부 연구기관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유료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사업 확장의 관건이다.
이동훈 사장은 대규모 AI 인프라를 미래 신약개발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TR-AX를 강화하고 신약개발 전 과정에서 AI 활용을 확대해 연구 속도와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도입 효과는 실제 연구 성과로 확인해야
이번 발표를 평가할 때 살펴볼 지표는 모델 학습·분석에 걸리는 시간, 실제 연구 과제 적용 범위, 후보물질 평가와 연구 의사결정의 개선 정도다. 이는 회사가 공개한 확정 성과가 아니라 향후 도입 효과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AI가 분석 속도를 높이더라도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실험·임상 검증은 계속 필요하다. 이번 인프라 확보가 실제 개발 기간 단축이나 성공률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결과도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SK바이오팜 B200 도입은 신약 연구에 필요한 연산 환경을 확보하고 이를 중개연구에 연결하는 출발점이다. 앞으로 TR-AX가 개별 연구 과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반복적인 실험과 분석의 효율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이번 투자의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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