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 이재근…양종희 연임 대신 세대교체 선택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을 선택했다. 양종희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거론됐던 금융권의 예상과 달리,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현 체제 유지보다 변화와 세대교체에 무게를 실었다.
이재근 후보는 앞으로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 임시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정식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예정된 임기는 2026년 11월 21일부터 3년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최고경영자 교체를 넘어 KB금융이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어떤 방식으로 다시 끌어올릴 것인지 보여주는 인사로 평가된다.
두 차례 심층 인터뷰 끝에 이재근 최종 낙점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9월 11일 회의를 열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앞서 8월 27일 첫 번째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이재근 부문장과 양종희 회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3명으로 후보군을 좁혔다.
두 번째 심층 인터뷰에서는 각 후보가 제시한 그룹 경영 방향과 사업 전략, 조직 운영 구상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그 결과 회추위는 이재근 부문장이 KB금융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그룹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안정적인 연속성보다 새로운 리더십을 통한 조직 변화가 더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주택은행 입행 후 재무·인수합병 경험 축적
이재근 후보는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해 금융권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KB금융 재무기획부장과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맡으며 재무와 전략 부문에서 경험을 쌓았다. 특히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우리파이낸셜 인수 과정에 참여해 현재 KB금융의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KB국민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최고재무책임자와 영업그룹대표를 지냈다. 2022년에는 당시 은행권 최연소 행장으로 선임돼 3년 동안 KB국민은행을 이끌었다. 행장 재임 기간 수익 구조를 개선했고, 은행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점도 주요 경영 성과로 꼽힌다.
2025년부터는 KB금융 부문장으로 근무하며 글로벌과 자산관리, 중소기업 사업을 총괄했다. 은행장뿐 아니라 지주 핵심 부문 책임자까지 경험해 은행과 비은행 사업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후보 심사에서 강점으로 작용했다. 회추위도 재무·전략·글로벌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경력을 높게 평가했다.
리딩금융 경쟁 재정비할 인사로 주목
금융권에서는 이번 선택을 KB금융이 선두 금융그룹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꺼낸 승부수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은행의 수익 구조를 직접 손질한 경험이 있고,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확장 과정에도 관여했다. 그룹 전체의 사업 구조를 이해하면서도 현장 영업과 재무 전략을 함께 경험한 인물이라는 의미다.
차기 회장 앞에는 은행 중심의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유지하는 동시에 비은행 사업의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글로벌 사업과 자산관리, 중소기업 금융처럼 이 후보가 최근 담당했던 분야도 KB금융의 새로운 성장 동력과 직접 연결된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활용, 계열사 간 협업 강화 역시 향후 경영 전략에서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다만 최종 후보 추천이 곧바로 회장 취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후보는 10월 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공식 추천 절차를 거친 뒤 11월 20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다음 날인 11월 2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다.
외부 후보 검증 기간도 한 달 이상 확대
이번 승계 절차에서는 후보 검증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KB금융은 과거보다 경영승계 절차를 한 달 이상 앞당겨 시작했다. 외부 인사가 내부 후보에 비해 그룹 현황을 파악하거나 평가받을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전체 검증 기간을 늘린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내부 출신인 이재근 후보가 선택됐지만, 후보군 압축과 복수의 심층 인터뷰를 거쳐 경영 역량과 전략을 비교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예상됐던 현직 회장의 연임 대신 새로운 후보가 선정되면서 KB금융은 11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리더십 전환을 준비하게 됐다.
이재근 후보가 공식 취임하면 은행장 시절의 실적 개선 경험과 지주에서 쌓은 비은행·글로벌 사업 경험을 실제 그룹 전략에 어떻게 접목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된다. 이번 인사가 KB금융의 경쟁 구도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지는 새 경영진이 내놓을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실행 성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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