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9일 만의 기적…수력발전소 터널서 직원 2명 생환
네팔 대홍수로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혔던 직원 2명이 사고 발생 9일 만에 살아 돌아왔다. 이번 재해로 피해를 본 수력발전 사업장의 터널에서 생존자가 구조된 것은 처음이다. 구조된 직원이 터널 안에 다른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추가 구조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트리슐리 3A 터널 170m 안쪽서 구조
네팔군과 구조대는 4일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 안쪽 약 170m 지점에서 산제이 사와 카비르 마하르잔을 구조했다. 사는 기계반장, 마하르잔은 기계 감독관으로 근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얼음과 암석, 진흙이 트리슐리강 계곡을 휩쓴 뒤 터널에 고립됐다. 구조대는 수색 도중 내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확인한 뒤 잔해를 치우며 통로를 확보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마하르잔이 좁은 구멍을 통해 끌어올려지고, 사는 얼굴에 진흙이 묻은 채 구조대원의 등에 업혀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산소 공급과 건강 상태 확인 등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카트만두의 군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이송 후 두 사람의 생체 징후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마하르잔은 구조 직후 손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알려져 정밀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의 부상은 위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터널 안에 추가 생존자 있을 가능성
산제이 사는 사고 당시 발전소 제어실에 머물며 다른 직원들의 대피를 돕느라 탈출 시기를 놓친 것으로 전해졌다. 위험을 알게 된 뒤 동료들에게 먼저 피하라고 알렸고, 자신은 끝까지 남아 대피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기도문을 외우며 버텼다고도 말했다.
사는 구조된 뒤 자신들 외에도 3~4명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터널의 더 깊은 구간에도 사람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직접 확인된 추가 생존자 수가 아니라 구조된 직원이 제기한 가능성이다.
네팔군과 경찰은 이에 따라 수색을 중단하지 않고 터널 내부 진입을 계속하고 있다. 인도와 한국, 중국의 전문가들도 구조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긴 터널 곳곳이 토사와 잔해로 막혀 있어 안전을 확인하며 통로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인 9명 실종 발전소와 약 6km 거리
이번 생환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구조 지점이 한국인 직원 9명이 실종된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와 가깝기 때문이다. 두 발전소는 서로 다른 시설이지만, 트리슐리 3A 발전소는 어퍼트리슐리-1에서 강 하류 방향으로 약 6km 떨어져 있다.
사고 후 9일이 지난 시점에도 생존자가 발견된 만큼 실종자 가족과 구조팀은 추가 구조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한국 긴급구조대의 수색은 짙은 안개와 악천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날 투입하려던 헬기 2대 가운데 1대는 기상 악화로 조기에 돌아왔고, 다른 1대는 이륙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은 시야 확보가 어려워 헬기 접근도 제한되는 상황이다. 날씨가 호전돼야 항공 수색 범위와 현장 진입 가능 여부를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력발전소 터널 수색 계속
이번 재해는 트리슐리강 상류의 빙하 붕괴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거대한 토석류가 강을 따라 내려오며 여러 수력발전 사업장을 덮쳤고, 다수의 작업자가 터널 안에 갇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지 당국과 구조 관계자들은 트리슐리강을 따라 조성된 6개 수력발전 프로젝트의 터널에 최소 900명이 갇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4일 기준 네팔에서는 이번 홍수로 1,287명이 숨지고 5,0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돼 피해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재해 직후 다른 터널에서 소수의 인원이 빠져나온 사례는 있었지만, 피해를 본 수력발전 사업장의 터널에서 9일이 지난 뒤 생존자가 구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리슐리 3A에서 확인된 두 사람의 생환은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터널 내부 수색을 이어가야 할 이유를 보여줬다. 앞으로 추가 생존자가 발견될지, 한국인 실종자 수색에서 새로운 단서가 나올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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