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북미 테크콘퍼런스, 류재철 CEO가 피지컬 AI 인재 영입 나선 이유
LG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미래 성장사업을 이끌 연구개발 인재 확보에 나섰다. 류재철 최고경영자가 직접 북미 기술인재를 만나 로보틱스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회사의 성장전략을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일반적인 채용설명회보다 LG전자가 어떤 기술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지 보여주는 자리에 가까웠다. 생활가전과 TV에서 축적한 제조 경험을 피지컬 AI와 기업간거래 사업으로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기술인재 확보가 사업 실행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북미 기술인재 100여명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LG전자는 2026년 8월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미 테크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 UC버클리 등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의 박사·연구원, 현지 빅테크와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연구개발 경력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LG전자에서는 류재철 CEO를 비롯해 김병훈 최고기술책임자, 송상호 최고인사책임자와 인공지능·소프트웨어·로보틱스·전장·공조 분야의 사업 및 연구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채용 부서만 인재를 만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사업을 이끄는 경영진과 기술 책임자들이 미래 전략과 연구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각 분야의 기술 세션과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통해 LG전자가 추진하는 사업과 연구 환경을 확인했다. 회사는 우수 인재에게 단순한 직무 정보보다 자신의 연구가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될 수 있는 경로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엔지니어 출신 CEO 경력으로 성장 가능성 강조
류재철 CEO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LG전자에 입사해 사업부장과 사업본부장을 거쳐 최고경영자에 오른 자신의 경력을 소개했다. 기술 전문성을 쌓은 인재가 연구직에 머무르지 않고 회사의 핵심 사업과 경영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직접 보여준 셈이다.
류 CEO가 인재 영입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도 상징성이 크다. 인공지능과 로봇, 전장, 공조처럼 여러 기술이 결합되는 사업은 설비투자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핵심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제품화 경험을 보유한 인재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기술 개발 속도와 사업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
LG전자는 생활가전과 올레드 TV, 텔레매틱스 등 기존 주력사업의 경쟁력에 머물지 않고 상업용 공조와 모빌리티,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로보틱스·AI 냉각·모빌리티가 피지컬 AI 핵심
LG전자가 제시한 피지컬 AI 전략은 인공지능이 디지털 공간의 판단을 넘어 로봇과 자동차, 건물 설비 등 현실의 장치를 직접 움직이고 제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로봇 플랫폼과 로봇 지능, 데이터를 결합해 사업 기반을 확대한다. 단일 로봇 제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어 기술과 서비스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대규모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냉각솔루션을 성장사업으로 육성한다. LG전자가 오랜 기간 축적한 HVAC 기술을 데이터센터 환경에 적용하면 가전 중심이던 공조사업을 고부가가치 기업간거래 시장으로 넓힐 수 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AIDV와 SDV를 기반으로 차량용 지능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가 차량 기능과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제조 데이터와 글로벌 제품 기반을 경쟁력으로
LG전자는 수십 년 동안 제조와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를 피지컬 AI의 기반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수억 대의 제품을 통해 확보한 공간 및 고객 이해도 역시 인공지능을 실제 환경에 적용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다.
여기에 HVAC와 전장 분야 기술, 10억대 이상의 핵심 부품 제조 경험, 그룹 계열사와 로보틱스 자회사와의 협업을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까지 활용하면 자체 기술만으로 모든 영역을 개발하는 것보다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
다만 데이터와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피지컬 AI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제품과 사업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안정적인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로 구현할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LG전자가 미래 사업 설명과 인재 영입을 하나의 행사로 묶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9월부터 북미 주요 대학 채용설명회 진행
LG전자는 북미 테크콘퍼런스에 이어 9월 9일부터 매사추세츠공대와 카네기멜런대, 미시간대, 퍼듀대, 일리노이대 어버너-섐페인캠퍼스, 위스콘신대 매디슨 등 주요 대학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채용설명회를 진행한다.
국내에서도 로봇과 생산기술, 전기·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경력과 박사급 인재는 북미에서, 신입 기술인재는 국내에서 확보하며 미래 사업에 필요한 인력 기반을 동시에 넓히는 방식이다.
류재철 CEO가 강조한 것처럼 새로운 사업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기술전략이지만 이를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이번 북미 테크콘퍼런스는 LG전자가 가전회사를 넘어 피지컬 AI와 모빌리티, 공조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과정에서 인재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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