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R&D 투자 1135억원…아첼라·뉴라테온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종근당이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리고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제품화, 기술수출까지 이어지는 개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자체 연구만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 자회사 설립과 외부 후보물질 도입을 함께 추진하는 전략이다.
종근당은 2026년 상반기 매출 9262억원 가운데 1135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매출의 12.3%에 해당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 증가한 규모다. 유한양행·한미약품·GC녹십자·대웅제약을 포함한 국내 5대 제약사 가운데 상반기 R&D 투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종근당 R&D 투자 전년보다 36.6% 증가
종근당이 모든 R&D 지표에서 국내 제약업계 1위를 기록한 것은 아니다. 절대적인 투자액이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에서는 다른 제약사가 앞선 항목도 있다. 다만 한 해 사이 연구개발비를 36.6% 늘렸다는 점은 신약개발에 투입하는 자금의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는 의미가 있다.
연구개발비 증가는 단순한 연구시설 확충 때문만은 아니다. 종근당은 위탁연구비와 임상시험비가 늘어난 것이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초기 연구를 넘어 실제 임상과 개발 단계에 투입되는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신약 후보물질은 전임상과 임상시험, 품목허가를 거쳐야 매출을 만드는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개발비 확대가 곧 신약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개발 단계에 진입한 후보물질이 많아질수록 임상 운영과 허가 대응에 필요한 비용도 커진다. 종근당은 이러한 과정을 전문 조직에 분담시키며 개발 효율을 높이고 있다.
아첼라가 임상개발과 기술수출 전담
종근당은 2025년 10월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첼라를 출범시켰다. 아첼라는 초기 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하기보다 이미 확보된 물질의 임상개발과 기술이전, 상업화에 집중하는 NRDO 모델을 지향한다.
현재 종근당은 CKD-508과 CKD-513, CKD-514 등 임상 단계 후보물질을 아첼라에 이관했다. 종근당이 기초연구와 신규 후보물질 발굴에 집중하면 아첼라는 임상시험 진행과 사업개발,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협상 등을 담당하는 구조다.
후보물질을 발굴한 연구 조직이 임상과 사업화까지 모두 책임질 경우 개발 우선순위와 투자 판단이 복잡해질 수 있다. 아첼라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면 후보물질별 임상 전략을 전문적으로 수립하고, 외부 투자나 기술이전과 같은 사업적 선택도 보다 독립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다만 아첼라의 실질적인 성과는 이관된 후보물질의 임상 진전과 기술수출 여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자회사 설립 자체보다 임상 일정 준수와 유효성 입증, 글로벌 파트너 확보가 향후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뉴라테온은 제형·제제·약물전달 기술 강화
2026년 출범한 뉴라테온은 아첼라와 역할이 다르다. 기존 효종연구소의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신약 제형과 개량신약, 제네릭, 일반의약품 개발을 담당한다. 분석연구와 제제연구, 약물전달시스템 등 의약품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도 연구한다.
아첼라가 확보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개발과 사업화를 담당한다면 뉴라테온은 후보물질을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의약품으로 만드는 기술 기반을 제공한다. 직접 신약 파이프라인의 수를 늘리기보다는 각 후보물질의 개발 가능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에 가깝다.
뉴라테온은 종근당 계열 제품을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연구개발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체 제품 개발과 외부 수주를 병행할 경우 연구조직을 비용 부문에 머물게 하지 않고 별도의 수익 기반으로 성장시킬 가능성도 있다.
KIO-301 도입으로 안과 신약 파이프라인 보강

종근당은 자체 연구와 함께 외부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21일 미국 안과질환 전문 제약사 키오라 파마슈티컬스로부터 망막질환 신약 후보물질 KIO-301의 국내 개발·허가·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KIO-301은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종근당은 기존 안과 사업에서 확보한 영업 기반과 임상·허가 역량을 활용해 국내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외부 후보물질 도입은 자체 연구만으로 모든 질환과 기술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종근당은 내부에서 발굴한 후보물질과 외부에서 도입한 물질을 함께 운영하면서 파이프라인의 유입 경로를 다변화하고 있다. 특정 후보물질의 개발 실패가 전체 신약 전략에 미치는 위험을 분산하려는 목적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종근당 R&D 투자의 성패는 상업화 성과

종근당의 신약개발 전략은 자체 후보물질 발굴, 외부 기술 도입, 아첼라의 임상·사업화, 뉴라테온의 제품 구현 기술이라는 네 개의 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연구개발비를 단순히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후보물질 확보부터 제품화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확대된 비용이 실제 임상 진전과 기술수출, 품목허가로 이어지는지다. 신약개발은 장기간의 연구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면서도 실패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연구개발비 증가만으로 성과를 평가하기보다 주요 후보물질의 임상 단계 변화와 기술이전 계약, 허가 신청 여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종근당은 기존 합성신약을 넘어 항체약물접합체 등 새로운 치료 기술로 연구 범위를 넓히고 글로벌 임상도 이어가고 있다. 자체 연구와 외부 도입으로 채운 파이프라인을 전문 자회사들이 얼마나 빠르게 임상과 상업화 단계로 끌어올리는지가 향후 성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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