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SNS 제한, 성인 약 78% 찬성·청소년 59% 반대…플랫폼 책임도 쟁점
청소년 SNS 제한을 둘러싸고 성인과 청소년의 의견이 뚜렷하게 갈렸다. 성인 응답자는 약 78%가 연령을 기준으로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에 찬성했지만, 청소년 응답자는 59%가 반대했다.
다만 이용 제한 찬반과 별개로 플랫폼의 기능과 환경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 보호 정책을 논의할 때 가입 가능 연령뿐 아니라 장시간 이용을 유도하는 서비스 구조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과제를 보여준다.

성인은 연령 제한에 찬성, 청소년은 반대 우세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2026년 9월 1일 만 14~58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소년의 안전한 소셜미디어 이용 환경 조성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소년의 SNS 이용을 연령 기준으로 규제하는 정책에 전체 응답자의 70.7%가 찬성했다. 성인은 아동·청소년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약 78%가 찬성한 반면, 만 14~18세 청소년은 찬성 41.0%, 반대 59.0%로 반대가 더 많았다.
이 수치는 조사에 참여한 집단의 정책 인식을 보여준다. 청소년이 이용 제한에 반대한다는 결과만으로 과몰입 문제나 보호 조치 자체를 부정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청소년 다수는 플랫폼의 기능을 개선하는 방향에 힘을 실었다.
전체 59.8%는 플랫폼 기능 개선을 우선 선택
청소년의 안전한 SNS 이용을 위해 어디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는지 묻자, 전체 응답자의 59.8%는 플랫폼 기능 및 환경 개선을 선택했다. 이용 제한을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은 40.2%였다.
청소년 집단에서는 플랫폼 개선을 우선한 비율이 72.0%에 달했다. 연령 기준으로 접속을 제한하는 방식보다 이용자가 오래 머무르게 만드는 기능과 환경을 바꾸는 데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둔 것이다.
전체 응답자 중 연령 제한 찬성이 70.7%인데도 플랫폼 개선 우선 의견이 더 높았다는 점은 두 질문을 구분해서 읽어야 함을 보여준다. 하나는 연령 제한 정책에 대한 찬반이고, 다른 하나는 보호 대책의 우선순위다. 두 수치를 같은 선택지에 대한 응답처럼 비교해서는 안 된다.
무한 스크롤과 추천 기능, 이용시간 증가 요인으로 지목
응답자들이 이용시간을 늘리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본 기능은 무한 스크롤이 95.2%로 가장 높았다. 맞춤형 추천은 94.0%, 좋아요 등 사회적 반응 확인은 91.7%, 자동재생은 89.8%였다.
무한 스크롤은 화면을 내려도 콘텐츠가 계속 이어지고, 자동재생은 별도의 선택 없이 다음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이용시간 증가에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폭넓게 나타났다.
다만 해당 비율은 응답자의 인식 조사 결과다. 특정 기능이 실제 이용시간을 얼마나 늘렸는지 측정한 실험 결과나 청소년의 중독 진단 비율을 뜻하지 않는다.
전체 응답자의 92.4%는 이 같은 기능 가운데 최소 한 가지 이상을 청소년 이용 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모든 추천 기능을 일괄 폐지해야 한다는 의미로 확대하기보다, 청소년에게 제공되는 기능의 범위와 작동 방식을 조정할 필요성에 대한 응답으로 읽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연령 확인, 함께 풀어야 할 과제
플랫폼 기업의 청소년 보호 조치를 의무화할 필요성도 높게 평가됐다. 청소년 계정의 개인정보와 공개 범위를 안전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94.2%, 유해 콘텐츠 노출을 막아야 한다는 응답은 94.0%였다.
추천 알고리즘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는 응답은 92.4%로 집계됐다. 실제 나이 확인은 89.8%, 장시간 이용을 유도하는 기능 축소는 89.4%였다.
반면 연령 제한이 시행되더라도 다른 사람의 계정 등을 이용해 우회할 수 있다는 응답은 94.9%에 달했다. 규제가 없는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가능성을 우려한 비율도 90.2%였다. 연령 확인 과정에서 불필요한 개인정보가 수집될 수 있다는 우려는 76.7%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나이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와 개인정보 수집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동시에 존재함을 보여준다. 정책 설계 과정에서는 연령 확인의 정확성뿐 아니라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어떻게 보호할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가입 제한과 서비스 설계 규제를 검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만 14세 미만의 SNS 가입을 제한하고, 14~19세를 대상으로 과도한 이용을 유도하는 디자인과 추천 알고리즘의 노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도 청소년의 SNS 가입과 이용시간, 추천 알고리즘, 중독성 기능 등을 제한하는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다만 이번에 소개된 내용은 정부의 검토 방안과 입법 논의로, 가입 제한이 이미 시행됐거나 구체적인 적용 기준이 모두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쟁점은 연령 제한의 필요성, 청소년 당사자의 수용성, 플랫폼의 보호 책임, 우회 이용과 개인정보 문제다. 향후 논의에서는 제한 연령을 정하는 작업과 함께 실제 서비스 환경을 얼마나 안전하게 바꿀 수 있는지가 주요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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